최소 비용으로 최대 성과 이끌어낸 저비용 고효율 대회 모범사례
경기장 신축 최소화, 불가피한 시설 임시건물 지어 대회 후 철거
선수촌 노후 아파트 재건축해 활용…평창 물품 얻어 재활용까지
수구·아티스틱수영·하이다이빙 자재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재사용
수영진흥센터 등 대회 성공개최 따른 유무형 레거시사업 본격 추진
‘수영 불모지’ 광주 세계적인 ‘수영도시’로 만든다는 원대한 계획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부대학교 주경기장(사진=조영정 기자)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부대학교 주경기장(사진=조영정 기자)

[현장뉴스=조영정 기자]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그야말로 ‘짠물’ 대회였다. 예산지원이 적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시설을 최소화 해 대회 이후의 운영·관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특히 시민들의 혈세 투입을 최소화하면서도 도시브랜드 제고, 시민자긍심 고취, 레거시사업 등 대회 개최에 따른 유무형의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가 갖는 의미는 크다.

광주광역시와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 준비와 운영을 위해 2240억 원을 총사업비로 활용했다. 이는 평창 올림픽 대비 5.24%, 2014인천아시안게임 대비 11%,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대비 36.3%의 수준이다.

이처럼 적은 사업비지만 대회 시설과 경기 운영 등에서는 여느 대회 못지않은 원활하고 성공적인 대회로 치렀다.

우선 선수촌은 광산구 우산동의 노후아파트를 재건축해 6000여 명의 선수와 미디어들에게 안락하고 편한 공간을 제공해 이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게 했다. 선수촌아파트는 대회가 끝나면 주민들이 입주한다.

경영과 다이빙 종목이 열린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은 2015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당시 사용했던 시설로, 이번 대회를 앞두고 관람석 1만1000석과 MPC(Main Press Center) 등을 조립식 건물로 가설했다.

광주를 방문한 차기 2021후쿠오카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는 이 시설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수구와 하이다이빙이 열린 남부대 수구경기장과 조선대 하이다이빙장은 가설 경기장이다. 경기풀과 임시풀 2개를 올려 만들었다. 철골 등 건축자재는 독일 레이어사, 수조는 이탈리아 밀사풀 제품이다.

와킨 푸욜 국제수영연맹 시설위원장은 “비록 가설 경기장이 많지만 역대 대회들과 비교해도 이번 대회의 시설은 최고다”며 찬사를 보냈다.

하이다이빙 경기장은 마스터즈대회 경기가 없어 바로 철거한다.

특히, 아티스틱수영 경기가 열렸던 염주종합체육관은 체육관 바닥을 완전히 걷어내고 경기풀과 훈련풀을 설치했기 때문에 마스터즈 대회가 끝나면 바로 복구될 예정이다.

수구, 아티스틱수영, 하이다이빙 쓰였던 자재와 시설들은 대회가 끝난 후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재활용될 예정이다.

유일하게 바다에서 열렸던 오픈워터수영은 역시 마스터즈대회가 끝난 뒤 방송·선수 시설과 관람석 등 부대시설이 철거된다.

철거되는 경기장 시설자재는 예산절감을 위해 임대해 사용한 것들이다.

이밖에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창고에 있던 7억50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함으로서 또 한번 예산을 절약했다.

대회 전체 예산의 약 30%라는 저비용으로 모든 경기장 시설을 사후관리 필요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성공리에 마무리 되면서 이제 광주의 시선은 광주를 세계적인 수영도시로 만들기 위한 레거시(유산) 사업으로 향한다.

부족하고 협소한 시설과 전문 수영인력자원 등이 부족한 ‘수영의 불모지’ 대한민국과 광주는 이번 수영대회에서 배웠던 점들을 유무형의 자산으로 남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사후 관리비용 부담을 줄였던 만큼, 이를 기념하고 대한민국 수영종목의 발전을 위해 광주수영진흥센터 설치를 검토 중이다.

광주수영진흥센터는 지상 3층 연면적 1만9634㎡(건축면적 6554㎡) 규모로 국제 규격의 수영장과 스포츠 과학실, 다양한 편의시설 등을 갖추어 선수 훈련장은 물론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 이용함으로써 생활체육으로 수영 저변을 확대하고 내실있는 생존수영 교육을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또, 광주대회와 우리나라 수영 역사를 돌이켜보는 기념관을 수영진흥센터에 설치하고, 대회 기간동안 수집된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는 물품 등을 타임캡슐에 매립해 대회 유산을 후세에 전할 방침이다.

수영의 저변 확대를 위해 전국 규모의 수영대회를 개최하고, 2017년 창설된 빛고을 전국 마스터즈대회를 꾸준히 지원하고 확대함으로써 광주를 명실상부한 수영의 도시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광주시는 수영에 재능이 있는 수영 꿈나무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엘리트 선수로 키워나기기 위해 체육단체, 전문가 등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저비용·고효율로 시작된 이번 대회는 대회 성공개최 이후 레거시 사업을 통해 ‘수영도시 광주’, ‘수영강국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원대한 꿈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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