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1시, 일제 강제 징용피해자·광복회원·시민·학생 등 참여
전국 최초, 광주지역 65개 일제 잔재물에 단죄문 단계별 설치
식민통치 역사 올바르게 기억, 역사 정의 바로세우기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8일 오전 남구 구동 광주공원 입구 계단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광복회원·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광주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단죄문’ 제막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조영정 기자)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8일 오전 남구 구동 광주공원 입구 계단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광복회원·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광주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단죄문’ 제막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조영정 기자)

[현장뉴스=조영정 기자] 광주광역시는 8일 전국 광역단체 최초로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해 일제 식민통치 잔재물에 대한 단죄문 설치했다.

이날 오전 11시 광주공원 앞에서 이용섭 시장을 비롯해 김동찬 시의회 의장, 오승현 시교육청 부교육감, 서대석 서구청창, 양금덕 근로정신대 할머니, 김갑제 광복회광주지부장, 시의원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광복회원, 시민·사회단체, 학생 대표 등이 참여해 단죄문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용섭 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지금,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면서 “오늘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단죄문 설치가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특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을 가슴에 아로 새기며, 대대적인 친일 잔재물 청산과 함께 역사적 심판을 시작한다”며 “일제 잔재물마다 단죄문을 세워 친일 인사의 행적을 낱낱이 적시하고,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기록해 시민과 후대에 널리 알려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일제 식민지 잔재물 광주신사 계단의 단죄문(사진=조영정 기자)
일제 식민지 잔재물 광주신사 계단의 단죄문(사진=조영정 기자)

이날 제막식은 ▲경과보고 ▲기념사 ▲단죄문 낭독 ▲일제 잔재물에 대한 단죄문 제막 ▲단죄문 설치 현장을 순례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제막식 국민의례에서는 평소에 불렀던 애국가를 부르지 않고 일제 강점기에 항일 무장 투쟁을 하며 독립군이 불렀던 ‘애국가’를 ‘꿈꾸는 예술단’과 함께 불렀다.

그동안 광주시는 친일잔재조사TF팀 운영과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비석, 누정현판, 교가, 군사·통치시설 등 65개의 일제 잔재물을 확인했다.

▲윤웅렬, 이근호, 홍난유 선정비 등 광주공원 사적비석군 ▲원효사 송화식 부도비·부도탑 ▲너릿재 유아숲 공원 서정주의 ‘무등을 보며’ 시비 ▲사직공원 인근 양파정에 걸린 정봉현·여규형·남기윤·정윤수 현판 ▲세하동 습향각에 설치된 신철균·남계룡 현판 등이 친일 인사 잔재물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8일 오전 남구 구동 광주공원 입구 계단에서 열린 ‘광주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단죄문’ 제막식에 참석해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 등 내빈들과 단죄문 제막식을 하고 있다.(사진=조영정 기자)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8일 오전 남구 구동 광주공원 입구 계단에서 열린 ‘광주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단죄문’ 제막식에 참석해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 등 내빈들과 단죄문 제막식을 하고 있다.(사진=조영정 기자)

또 친일 작곡가 현제명, 김동진, 김성태, 이흥렬이 작곡한 교가 18개가 광주 소재 대학과 중·고등학교에 있고, 군사시설로 활용된 지하동굴, 신사참배를 위해 만들어진 광주공원 계단, 송정공원 옆 송정신사의 참계, 신목, 석등룡기단 등이 남아있다.

단죄문은 친일 인사의 행적을 검증된 기록으로 적시하고, 일제 잔재 시설물에 대해서도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기록하며 시민과 후대에 널리 알리기 위해 철판으로 제작해 설치한다.

광주시는 이 가운데 국·공유지에 위치한 25개 일제 잔재물에 단죄문을 우선 설치하고, 사유지에 위치한 잔재물은 소유자와 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8일 오전 남구 구동 광주공원 입구 계단에서 열린 ‘광주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단죄문’ 제막식에 참석해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조영정 기자)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8일 오전 남구 구동 광주공원 입구 계단에서 열린 ‘광주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단죄문’ 제막식에 참석해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조영정 기자)

[전문]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광주 친일잔재 청산 단죄문 제막식 기념사

150만 광주시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결연한 의지를 갖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지금,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오늘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단죄문 설치가 그 시작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을 가슴에 아로 새기며, 대대적인 친일 잔재물 청산과 함께 역사적 심판을 시작합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곳 광주공원 계단은 신사참배를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또 여기에는 일제의 국권침탈 협력자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친일인사 윤웅렬, 이근호, 홍난유 선정비도 있습니다.

이처럼 비석, 누정현판, 교가, 군사·통치시설 등 말과 글은 물론 민족의 삶 깊숙이 침탈하여 민족의 혼까지도 말살하려 했던 일제의 만행을 샅샅이 파헤치고 찾아내어 단죄할 것입니다.

일제 잔재물마다 단죄문을 세워 친일 인사의 행적을 낱낱이 적시하고,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기록하여 시민과 후대에 널리 알려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겠습니다.

친일 역사를 단죄하는 데 의향 광주가 앞장서겠습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역사는 올바르게 기억되고 기록될 때 강한 힘을 갖습니다.

역사는 우리 삶 속에 ‘정신’으로 살아 숨쉬고, 미래 세대에게 ‘교훈’이 되어야 합니다.

최근 일본의 만행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과거 침탈 역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또다시 적반하장식 경제보복을 펼치고 있습니다.

피끓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더욱 냉정하고 단호해져야 합니다. 분노와 규탄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위기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 일본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기회만 있으면 침탈을 일삼는 일본이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한, 지구촌의 정의와 평화는 위협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돌파구입니다. 시대정신과 경제질서가 완전히 재편되는 4차 산업혁명이 차선을 바꾸어 일본을 추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광주를 세계적인 인공지능 대표도시로 만드는 것,

광주형 일자리를 성공시켜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일본을 뛰어넘는 길입니다.

이 위대한 여정에 시민 여러분께서 힘과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정의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길에 항상 앞장서 주시고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 광복회원들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학생 여러분이 우리 역사를 바로 세워가는 주인공들입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의향 광주에서, 우리가 시작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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