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소방서 예방안전과

[독자기고문] 화재예방활동에 중점을 두게 계기가 된 소방법이 제정되고 60년이 되는 이 시점에 우리는 많은 사건·사고를 겪으며 그에 대한 대책과 법률을 내놓고 예방이라는 단어로 재난을 지켜왔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대문 화재, 제천 화재 그리고 최근 밀양 세종병원 화재까지 우리는 수많은 큰 사건을 겪으며 우리가 마련한 그 “예방”이란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여러 사건·사고가 터지면 국민들은 하나같이 ‘왜 미리 대처하지 못했나?’라는 반응을 내보이며 현실에 대해 씁쓸해 한다. 우리는 왜 안전사고 후에 예방을 논할까? 

 예방(豫防)이란 ‘질병이나 재해 따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대처하여 막는 일’이라는 뜻으로 여기서 일이 발생하기 전에 하는 행동이라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사고는 우리가 예견할 수 없는 뜻밖에 일어난 일이다. 예견할 수 없는 점이라는 데에 예방은 항상 여러 변수를 생각하며 대처해야한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기술이 발전해나가면서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변화에 예방은 따라잡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그동안 쌓여있던 데이터를 토대로 화재 및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대책을 세워 국민들이 좀 더 안전하게 생활하고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렇게 예방지도를 하면서도 사고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안전불감증이다. 지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의 경우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화재는 순식간에 건물 전체를 휘감았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연기 및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였다. 특히 다수의 사상자가 있었던 2층 여자목욕탕은 비상구가 목욕바구니와 선반 등 장애물로 막혀있어 쉽사리 피난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또한 화재가 발생한 상황에서 엘리베이터로 대피를 하거나 무리한 탈출로 피난구를 찾다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질식하는 사상자들이 많이 발생했다.

우리는 과거와는 달리 어렸을 때부터 화재 및 안전사고에 대한 안전교육을 받아온 세대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최소 12~15년 동안 꾸준히 교육을 받아왔음에도 단지 자신이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내 주변에서는 어떠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을 거란 안일한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안전불감증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된다.

 두 번째로 안전수칙 준수 불이행이다.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이 소요된다. 크게는 스프링클러 설비를, 작게는 소화기 및 유도등 설치까지 여러 가지 소방시설을 설치하여야한다. 하지만 일부 건물 관계인들은 예산부족으로 인한 소방시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주변을 위험하게 만들기도 하고 화기 취급 시 주변 소화기 미비치, 문어발식 코드 사용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안전사고도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 뜻 그대로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처럼 우리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여러 방면의 교육·홍보로 그와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노력만으로 안전사고가 100% 막을 수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지만 이 모든 노력에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안전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었을 때만이 빛이 난다. 항상 마음속으로 되새기며 더 이상의 어처구니없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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