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5·18민주주유공자 차명숙씨(사진=조영정 기자)

[현장뉴스=조영정 기자]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인 차명숙씨(58)는 30일 오전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0년 5월에 자행된 고문수사와 잔혹행위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사죄하라”고 밝혔다.

차명숙씨는 이날 1980년 계엄군이 자신에게 자행한 고문 행위를 밝히며 “보안대 수사와 교도소 수감 도중 곤봉으로 두들겨 맞거나, 잠을 재우지 않는 등의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국가기록원에서 1980년 작성된 광주교도소의 재소자 수감기록 중 ‘동태(시찰)사항’을 확인하고 수많은 사람의 인권을 유린한 책임을 묻겠다”면서 “5·18 당시 광주교도소에서 고문과 인권유린을 자행한 관련자들을 조만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연행돼 인권유린을 당한 피해자가 교도소 기록을 근거로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5·18 당시 연행·구금된 사람은 3000여명에 이른다. 그동안 많은 시민들이 고문 피해 사실 등을 증언했지만, 가해자에 대한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 관련자 처벌로 이어지지 못했다.

차명숙씨는 5·18 당시 가두방송을 하다 연행돼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가 1981년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5·18민주주유공자 차명숙씨(사진=조영정 기자)

문건에는 교도소 측이 차씨에게 행한 가혹 행위 등이 적혀 있고 조사교위, 보안과장, 소장 등 책임자들의 직책과 도장도 찍혀 있다. 교도소 측은 1980년 9월15일 수감된 차씨가 같은 감방 동료에게 “(5·18에 대해) 정부는 계속 거짓말을 한다”는 등의 ‘불온언사’를 했다며 보안과 조사실로 연행해 조사했다. 교도소는 “‘개전의 정 없이 또 불온언사를 했다’며 차씨를 처벌하겠다”고 밝힌 뒤 “‘자살미연 방지를 위하여 혁시갑하고 동정을 엄밀히 시찰하겠다’”고 기록했다.

‘혁시갑’은 수갑을 채운 손을 25㎝ 길이의 쇠사슬로 허리에 채워 둔 가죽 허리띠에 연결해 놓은 계구다. 30일 동안 징벌방에 갇혔던 차씨는 “혁시갑을 차고나면 목줄이 짧은 개처럼 밥그릇에 머리를 처박아야 겨우 밥을 먹을 수 있었고, 잠을 잘 수도 없었다”면서 “이미 보안대에서 고문을 당했던 터라 두 번째 고문은 더욱 두려웠었다”고 말했다.

차명숙씨와 5월 관련단체들은 ▲5·18 진상조사위는 80년 5월에 자행된 고문수사와 잔혹행위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 ▲광주교도소는 지금이라도 80년 자행한 고문수사와 가혹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라 ▲5·18 광주민중항쟁을 연구하는 단체 및 연구자들은 역사적 진실을 후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진실을 정확하게 기록하라 ▲5·18기념재단,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 관련단체들은 아직도 80년의 상처를 드러내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외롭게 사는 여성처럼 숨어있는 여성들을 찾아내어 그들의 소중한 증언을 듣고 역사적 진실로 기록하라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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