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진 호남대 초빙교수
김명진 호남대 초빙교수

[독자기고=김명진 호남대 초빙교수] 새해를 맞긴 했지만 여전히 우울하다. 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기적 같다. 코로나 블루의 일상이 계속된다. 이제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옐로를 보아야 한다. 코로나가 인류에게 보내는 옐로우 카드는 무엇일까.

코로나 대유행이 보내는 경고는 인류가 집단 반성의 시간을 가지라는 촉구이다. 무차별적인 자연개발의 역사가 불러온 과오를 입을 막고 조용히 성찰하라고 휘슬을 분다. 인류역사상 전례 없는 인류의 자연 침범, 인간의 탐욕과 무절제함이 이 모든 비극을 만들어 냈다. 이제 자연 생태계 파괴를 멈추지 않으면 인류는 종말을 면할 수 없다. 자연과 공존하며 기후변화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행동백신 없이는 어떤 방역체계와 화학백신도 바이러스 대유행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를 멈추게 한 코로나 19보다 더 큰 놈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코로나 경고를 받은 우리는 집단반성과 함께 따뜻한 공동체 사회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모두가 건강하지 않으면 누구도 건강할 수 없는 시대이다. 모두가 행복하지 않으면 누구도 행복할 수 없는 시대이다. 대안이 전국민 고용보험이든 기본소득제이든 온 국민이 더 보호받는 나라를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 19로 민생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격차와 불균형은 더 커지고 있다. 코로나 종식과 무관하게 완새미(완전히 새로운 미래)로 향하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도래하는 인공지능과 4차 산업 시대에 일자리 감소는 필연적이다. 역대급 스펙을 갖추어도 청년일자리는 요원하다. 이생망을 외치는 청년들은 갈수록 늘어난다. 질 좋은 일자리 만들기가 한계에 다다른 이제 누구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공동체 구조가 정비되어야 한다. 정치적, 사회적 기본권 확대에 이어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경제적 기본권 확대에 힘을 쏟아야 한다.

코로나 옐로시대에 우리는 경쟁력의 시대에서 공존력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 코로나의 경고는 승자독식, 약육강식의 행태에서 벗어나 공감과 연대를 통해서 공존하라는 주문이다. 독선, 독주, 독단 3독의 바이러스를 소통과. 배려, 연대의 백신으로 퇴치하라는 처방이다.

공존력의 시대에는 보수와 진보의 낡은 이분법 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라는 이름으로 모든 분야에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인간사회에서 갈등은 불가피하다. 갈등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 구분은 다양한 사회적, 이념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이미 낡은 이분법이다. 코로나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 받고 있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모든 현상이 보수 진보로 양분될 수 있을까. 명쾌하지도 않은 구별을 근거로 상대방을 비방하고, 편 가르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양산함으로써 바닥을 보이는 사회적 에너지를 더 소진한다. 반목과 갈등의 불씨가 된다. 굳이 억지 논리로 모든 정책과 사람을 보수와 진보로 구분 할 수 없다. 공존력이 강조 되는 코로나 대유행의 시대는 더욱 그렇다.

공존력의 시대에 키워드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이다. 일부러 상대의 삶과 존재를 인정하는 표현을 더 많이, 더 자주 사용해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마음의 방역이 필요하다.

외롭고 막막해진 시간을 감당하는 일은 개인의 몫이다. 코로나 공격이 없더라도 '인간은 늘 허무의 문턱에 서 있는 존재'이다. 만족감의 지혜로운 변화로 내안(inner castle)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행복의 실체를 표현하는 다른 단어는 흡족이다. 흡족한 상태란 자신의 기준에서 충만함을 말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은 남을 흡족하게 할 수는 있어도 자신을 흡족하게 할 수는 없다. 행복한 사람은 정상의 시간은 새가 가지에 앉았다 훌쩍 뜨는 것처럼 잠깐임을 안다. 산행을 준비하고 오르고 내려오는 여정 전 일정에 흡족한 사람이다. 바로 지금 내 앞의 사람에게 집중하는 삶이다. 내 안의 자신을 흠모하며 나답지 않은 군더더기를 과감히 버리는 삶이다.

새해는 탐욕과 쾌락의 유혹에 심리적 브레이크를 걸고 바로 지금 이 순간을 흡족해하며 살아가자. 코로나 옐로가 주는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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