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분양협상단 “하자보수도 없이 분양 강요···‘갑질 바가지 씌우기’”
광주도시공사 “하자보수 적극 검토···입주민 피해 없도록 하겠다”

광주 광산구 선운지구 다사로움아파트 조기분양협상단이 9일 오후 광주도시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조영정 기자)
광주 광산구 선운지구 다사로움아파트 조기분양협상단이 9일 오후 광주도시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조영정 기자)

[현장뉴스=조영정 기자] 광주도시공사가 광주 광산구 선운지구 다사로움 임대아파트를 조기분양하면서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광주 광산구 선운지구 다사로움아파트 조기분양협상단(이하 협상단)은 광주도시공사가 하자보수도 완료하지 않고 높은 분양가를 받기 위해 '갑질 바가지 씌우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상단은 9일 광주도시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공사의 갑질에 부딪혀 하자보수도 완료하지 않은 아파트 분양을 강요받고 있다"고 이같이 주장했다.

다사로움 임대아파트는 전용면적 49㎡(구 21평)와 76㎡(구 30평), 84㎡(구 33평) 등 중·소형평형 590가구로 구성돼 있다.

임차인들은 지난 2015년 초 10년 임대 후 분양 전환 조건으로 입주했다.

이후 임차인들은 2019년부터 광주도시공사와 협상을 통해 5년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했고, 지난해 12월 분양 전환 절차에 착수했다.

논란은 1차 감정평가와 하자 보수 등을 놓고 불거졌다.

도시공사는 지난해 프라임과 대화 등 2곳의 감정평가기관에 의뢰해 1차 감정평가를 진행했다. 평균 분양가는 21평형 1억5100만원, 30평형 2억2600만원, 33평형 2억5000만원이었다.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도시공사가 조기 분양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협상단은 "1차 감정평가 후 10여일 정도의 기한을 주고 이 기간까지 계약하거나 동의한 입주민들에게는 도배와 장판비용 700만원을 지원했다"며 "동의하지 않은 세대는 지급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정평가 후 입주민들의 이의가 없는지 확인하고 이의를 제기하면 재 감정평가 결과도 지켜봐야 하지만 도시공사는 1차 감정평가 후 곧바로 분양을 추진했다"며 "계약기한도 10여일로 단축해 긴급하게 주민들을 몰아세웠다"고 말했다.

또 "브랜드 가치가 높은 민간 건설사, 공동편의시설, 마감재 등이 잘 갖춰진 주변 아파트와 달리 다사로움 임대아파트는 편의시설이 없거나 현저히 부족하고 마감재의 질이 떨어지는 수준인데도 감정평가액이 주변 시세와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 "도시공사가 주변 고급 아파트의 시세에 맞춰 임대아파트 분양가를 채택하고 밀어붙이는 이유가 막대한 이익을 취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품게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 광산구 선운지구 다사로움아파트 조기분양협상단이 9일 오후 광주도시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조영정 기자)
광주 광산구 선운지구 다사로움아파트 조기분양협상단이 9일 오후 광주도시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조영정 기자)

광주도시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590가구에서 분양 신청한 521가구 중 1차 감정평가 후 분양 계약한 가구는 77곳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가구는 주변 고급 아파트의 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채택했다며 이의를 제기, 2차 감정평가를 의뢰했다.

2차는 대한과 가람 등 2개 평가기관에서 진행했고, 평균분양가는 21평 1억4600만원, 30평 2억2300만원, 33평 2억5100만원으로 평가됐다.

이 과정에서 도시공사가 2차 감정평가 결과를 불법유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협상단은 "입주민들이 십시일반 거출한 비용으로 진행한 2차 감정평가의 결과를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사전에 구청으로부터 불법유출해 기존 계약세대 일부에 전달했다"며 "불법유출을 공모한 도시공사와 광산구청은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차인들은 하자 보수 문제도 지적했다.

협상단은 "다사로움 아파트는 공공기관에서 건축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도시공사는 5년이 지나도록 하자보수에 대한 이행이나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변 시세가 아닌 다사로움 아파트의 실질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분양가가 책정돼야 한다"며 "하자보수에 대한 철저한 이행을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도시공사 관계자는 "재 감정평가 결과 평균 540만원 가량이 인하돼 공사 차원에서도 어려움이 있다"며 "하자 보수관련해서는 적극 검토 중이고 입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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