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카리스마’ 리더십 선보여
광주시 민선시장 출범 후 정무직 33개월간 근무 ‘역대 최장’ 기록

광주광역시 김이강 전 대변인
광주광역시 김이강 전 대변인(사진=현장뉴스DB)

[현장뉴스=안연정 기자] 광주광역시 김이강 전 대변인이 33개월 간 소임을 마치고 홀로서기에 나선 가운데 그를 둘러싼 애틋한 일화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김 전 대변인은 민선7기 출범 후 광주시에 들어와 33개월간 이용섭 광주시장의 눈과 귀와 입이 돼 왔다.

이 시장과는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던 2017년 7월부터 인연을 맺었다. 일자리위 대외협력관으로 당시 이 부위원장을 보좌했다.

이 시장이 2018년 민선7기 광주시장에 당선된 이후로는 당선인 '비서실장'을 거쳐 그해 7월 광주시 '정무특보'로 임명돼 2020년 5월까지 근무했고 이후 1년 가까이 '대변인'으로 지냈다.

광주시청에서 '당선인 비서실장'과 '정무특보', '대변인'까지 역임해 이른바 정무직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정무특보는 3급 부이사관급, 대변인은 4급 서기관급으로 직급이 낮지만 자리를 가리지 않고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시 민선시장 출범 후 정무특보와 대변인 등 정무직으로 33개월간 근무한 건 역대 최장 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2010년 강운태 시장 시절 장인균 정무특보의 24개월이다.

김 전 대변인은 정무특보와 대변인으로 근무하면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라는 리더십을 선보였다.

대외적으로는 부서간 업무 협업과 네트워크, 언론 등 시민 홍보 활동 등을 주도하며 이용섭 시장의 강력한 혁신 정책 추진을 지원하는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내부적으로는 '부드러움'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다독이며 새로운 소통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변인실 한 직원은 "김 전 대변인은 이용섭 광주시장의 '실세'로 평가된다"며 "실세는 강한 영향력을 갖는 한편 부담이 커 처신이 어려울 수 있지만 개인의 위세나 권위로 내세우지 않고 절제하면서 중용을 잘 지켰다"고 평가했다.

업무에 있어서는 광주형 일자리 추진부터 인공지능 선도도시 광주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각 실국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뿌리내리도록 했다.

김 전 대변인은 대변인 취임 후 공무직 직원들과 첫 식사를 했다. 간부직원들이 아니라 '말단 직원'들과의 식사는 그 자체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는 대변인직을 그만두는 마지막날도 공무직 직원들과 식사하며 마무리했다.

대변인으로 지내면서는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직원, 새벽부터 출근하는 직원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적극 도입하고 윗사람 '눈치'보며 활용하지 못하는 문화를 바꿨다.

한 달쯤 전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며 퇴사하는 공무직 여직원의 '송별식'은 아직까지도 김 전 대변인의 품성을 보여주는 일화로 회자된다.

김 전 대변인은 떠나는 여직원을 위해 시청 브리핑룸에서 송별식을 열고 꽃다발과 선물, 기념사진과 함께 소회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한 공무원은 "퇴사하는 직원에게 꽃다발을 주고 격려한 건 처음이었다"며 "떠나는 사람도 그냥 보내는 게 아니라, 한 시기 광주시정을 위해 헌신했던 사람들의 노력을 가볍게 보지 않고 평가해주는 모습이어서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변인은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동안 소홀한 가족들과 일주일간 여행을 다녀온 후 새로운 일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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