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경찰서 경사 이인환
강진경찰서 경사 이인환

[독자기고=경사 이인환]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보이스피싱 등 각종 악성사기 사건에서, AI를 이용해 피해자 지인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흉내내어 범죄에 이용하는 사례가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이러한 악성 사기 범죄는 과학기술에 익숙하지 않는 고령층에게 특히 큰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다. 전남의 경우 2022년 말 기준 전체인구 182만여명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약 45만 4천여 명으로 약 25%라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어르신들은 우리 중 누군가의 부모님이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분들이다. 따라서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진화하는 범죄에 대한 대응이 늦어 노후 자금을 잃는 불행한 일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전남도민 모두의 관심이 당부된다. 

 

악성 사기 사건은 흔히들 알고 있는 전화를 이용한 보이스피싱에서에서 발전하여 음성이나 영상을 피해자의 지인처럼 속이는 딥보이스피싱, 장기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연인 사이인 것처럼 속여 금원을 편취하는 로맨스스캠 등 명칭과 수법 또한 시시각각으로 진화하고 있으므로 다양한 악성 사기범죄에 대해 공통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비책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계좌지급정지를 통한 신속한 피해 방지 조치가 손쉬운 대비책 중 하나이다. 악성 사기 사건의 대부분은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데, 금원 편취라는 범죄단체의 목적을 애초에 근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악성사기 피해를 입은 다음 경찰서에 방문하는 경우, 경황이 없거나 당황하여 본인 명의로 개설된 계좌번호는 물론 어느 은행에 계좌가 개설되었는지, 어느 회사의 카드가 발급되었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이러한 경우, 과거에는 국내 수십개 은행에 일일이 전화 연락을 하여 피해자의 계좌개설 여부를 확인한 다음 계좌 지급 정지 신청을 하였는데, 상담원 연결과정 등에서 이미 많은 시간이 경과하여 큰 피해를 입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는 하였다. 

 

 현재에는 위와 같이 발전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서 금융결제원에서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라는 홈페이지를 운영을 시작하면서 즉각적인 피해방지 조치가 가능하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국내 주요 은행권, 2금융권, 증권사에 본인 명의로 개설된 계좌번호를 즉시 확인한 다음 지급정지 신청으로 출금을 막을 수 있고, 발급된 카드내역 또한 확인할 수 있으므로 범죄 피해 발생 직후 추가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자동이체 등을 포함한 모든 출금거래가 정지되고, 지급정지 해제를 위해서는 직접 계좌개설 금융기관의 영업점을 방문하여야 한다는 점은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비가 오면 계곡에 있으면 안된다는 안전 상식과 같이 악성사기 범죄에 대한 안전수칙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면 어르신들은 물론 가까운 누군가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진화하는 범죄에 대한 대응은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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