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훈 광주광역시의원(사진=현장뉴스DB)
강수훈 광주광역시의원(사진=현장뉴스DB)

[칼럼=강수훈 광주광역시의원] 제22대 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과 함께 공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광주의 정치 환경으로 볼 때, 민주당의 공천을 받는 것이 곧 국회의원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광주시민 입장에서는 당내 경선에 관심이 많고, 경선 후보자들 사이에서 신경전 역시 치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경선 기간 동안 내부 갈등과 반발을 최소화하는 것이 민주당이 광주에서 사랑 받는 길이고, 승리하는 길이다.

민주당 경선잡음을 줄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재명 당 대표가 평소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 원칙에 근거한 경선 과정이면 된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확보하면서 대승의 견인차가 된 ‘이해찬표 시스템 공천룰’을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당시 이해찬 대표는 2019년 7월, 공천제도를 확정한 후 그 공천룰을 철저하게 준수했다. 측근 중에서 전략공천을 받은 사람도 없었고, 본인조차 불출마 약속을 지켰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 공천시스템은 완전히 무너졌다. 시스템 자체가 아예 보이지 않는다. 광주지역 8개 선거구 가운데 경선지역을 발표하는 시기가 제각각에 순서도 뒤죽박죽이다. 물론 경선 흥행을 위해 고민했다는 지점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최근 들어 평소 지지율과 동떨어진 컷오프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반발과 상경 투쟁, 삭발과 단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언론들도 작금의 상황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도 그렇고, 서민들의 근심과 시름은 날로 깊어져만 가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보여줘야 할 기대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민주당의 공천 잡음과 내부 분열은 곧 공멸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민주당의 자랑이고, 심장이라고 일컫는 광주 민심이 심상치 않다. 쪼개진 광주 민심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확산할 것이고, 민주당이 염원하는 총선 승리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 있어 국민의힘은 37%, 더불어민주당은 31%로 집계됐다. 설 직전 조사인 지난 1월30일부터 2월1일 결과와 비교해볼 때 국민의힘은 3% 상승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4% 하락했다. 2월18일 발표된 CBS 총선 기획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분석가들은 민주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서 하나같이 친명과 친문 간 공천 갈등, 이재명 당 대표의 공천 개입 논란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관측하고 있다.

4년 전인 2020년 2월8일 한 언론에서는 ‘너무 조용한 민주당 공천, 폭발 직전 한국당 공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적이 있다. 해당 기사에서는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당내 관계자들에게 “총선승리의 첫 번째 조건으로 당내 공천이 말끔하게 이뤄져야 한다. 공천 과정에서 내부 분란이 없어야 총선에 승리할 수 있다”고 언급한 대목을 강조했다. 그런데 현 상황은 완전히 정반대다. 국민의힘 공천은 조용하고, 민주당은 연일 시끄럽다.

고장난 민주당 공천시스템을 고쳐서 유권자로부터 다시 신뢰를 받고, 총선 승리로 가는 길! 아직 늦지 않았다. 몇 가지만 바로잡으면 된다.

첫째, 경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자. 민주당은 4년 전 일부 현역 의원들에게 ‘하위 20% 대상’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간 안에 이의를 제기한 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아무런 잡음도 불거져 나오지 않았다. 수긍할 수 있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예비후보 당사자는 물론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정한 경선이 진행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둘째, 이재명 대표 개인의 감정을 빼고 공천 업무를 하는 것이다. 광주시민들은 선거철이 될 때마다 꾸는 꿈이 있다. 호남을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큰 인물, 세계적인 정치 지도자가 나오길 기대하는 꿈이다. 위대한 지도자로 평가받는 김대중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이라는 자부심에서 나온 꿈이기도 하지만, 리더십을 갖추고, 중앙정치에서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힘 있는 정치인이 나와야 지역이 소외되지 않을 것이라는 간절한 꿈이기도 하다. 그런데 만약 이번 공천 과정에서 광주의 염원과 상관없이 계파 입맛에 맞는 인물만 공천하려고 한다면 그 역풍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셀 것이다.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서 ‘모든 권력은 뜨고 진다’는 진리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권력이라는 칼을 휘둘러서 본인들의 입맛과 구색 맞추기식 공천에 활용하지만, 그 이후에 더 큰 화살과 비수로 돌아왔던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봤다.

이재명 대표가 대선 시절 언급했던 것처럼 “광주는 국민주권이 흔들리고, 민주주의가 억압당할 때 항상 맨 앞에 서서 죽비이자 회초리”로서 그 역할을 다해왔다. 민주당, 지금부터라도 정신차려야 한다. 이렇게 가다간 광주가 회초리를 들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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