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장 임창경 소방경

[독자기고] 제천화재가 발생하고 한달이 지난 지금 우리는 아직도 개인의 이기심과 안전불감증의 조화 속에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그저 불이나면 소화기로 불을 끄고 밖으로 대피해 119에 신고한다는 안일한 생각만 갖고 생활하기에는 우리 주변에 위협적이고 복합적인  요소들이 너무나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자기의 생명은 자기가 지켜야하는 것이지 남에게 의존하는 건 아니다. 119는 단지 그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숙달해야한다. 그 중에서 화재 발생 시 대피에 대한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비상구에 대해 이야기해봐야 할 것이다. 

비상구란는 화재 등 재난상황 발생 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는 생명의 문으로 최근 소방 측에서도 다중이용업소를 대상으로 비상구 관리 실태 현황을 자주 파악 중으로 대부분의 업체가 비상구 관리 및 설치 의무를 잘 지키고 있지만 몇몇 경우 인명 피해 발생이 우려될 정도로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비상구에 대해 크게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 왜냐하면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피난로 미확보라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화재 등 상황 발생 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는 낯선 공간과 환경에서 발생한 생명 위협으로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로 인해 사람들은 비상구로 피난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무작정 화재의 반대편으로 피하려다 급기야 고층 건물의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현실로 인해 예전부터 건축법 및 소방법에서는 피난 및 방화시설의 유지관리의무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영업주들은 업소의 도난방지 및 영업장을 조금 더 크게 사용하기 위해 비상구를 자물쇠로 폐쇄하거나 물건을 적재하는 등 피난로 훼손 및 비상구를 임의변경하고 있다. 

다중이용업소의 관계인은 고객의 안전을 위해 피난·방화시설을 제공해야 하며 고객 또한 선진화된 의식을 가지고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관계인이 제공하는 시설을 이용하고 따를 수 있어야 한다. 

건물 관계자와 시민 등의 인식변화와 협조 없이는 큰 효과를 거둘 순 없다. 비상구는 생명구라는 사실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피난로와 대피 동선을 사전에 확인해야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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