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도 믿고 비용·시간·인력 쏟아부은 기술기업 울리는 공공기관의 외면
지난해 의무구매 미이행률 42.2% 달해···절반 가까이 ‘나 몰라라’

신정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
신정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

[현장뉴스=조인호 기자] 기술기업의 신제품을 평가하여 정부가 인증하고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신제품인증제도가 공공기관의 외면으로 유명무실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정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무구매 대상 공공기관의 외면은 급격히 심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연도별 미이행률은 2016년 16.7%, 2017년 21.8%, 2018년 33.2%, 2019년 45.7%로 매년 급증했으며, 2020년에는 소폭 개선되긴 했으나 여전히 공공기관의 무려 42.2%가 의무구행제도를 이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제품인증제도(NEP, New Excellent Product)는 국내에서 최초 개발된 신기술 또는 기존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선·개량한 우수 기술을 적용하여 실용화가 완료된 신제품을 평가하여 정부가 인증한다. 「산업기술혁신 촉진법」시행령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인증 유효기간은 3년으로 심사를 거쳐 한 차례만 3년간 유효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법에 따라 정부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기 위한 자금 지원과 우선 구매 등의 지원시책을 마련하여야 하며, 공공기관은 20% 이상을 인증신제품으로 구매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

신제품 인증률은 최근 5년 (2016년 ~ 2020년)간 총 1,131개 업체가 신청하여 단 135개의 업체만 인증을 받는데 성공, 평균 인증률이 11.9%로 매우 낮다. 특히 해당 기간 중소기업의 평균 인증률은 11.7%에 그쳐, 중견기업 22.2%, 대기업 16.7% 보다 낮았다. 즉 인증 자체가 까다롭고 어려워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공공기관 우선구매 제도 등 판로 확보를 통한 시장 안착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기업들이 인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여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의무구매 실적 부적정 기관에 대해 개선 권고를 할 수 있으며, 권고이행 여부에 대한 결과를 취합해 이를 공고해야 한다. 개선권고 기관수는 2016년 81개에서 올해 193개로 상승 추세다. 그러나 실질적 제재수단이 없어 미이행 공공기관들이 피드백에도 제대로 응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 이행 권고 사항의 준수 여부는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제도의 실효성이 낮자 상습적인 의무구매 미이행 기관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5년 연속 미이행 기관은 시흥시청, 용인시청, 이천시청, 평택시청, 상주시청, 성주군청, 의성군청, 칠곡군청, 청주시청, 경기도교육청, 경상남도교육청, 경상북도교육청, 대전광역시교육청, 부산광역시교육청, 서울특별시교육청,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인천광역시교육청,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충청북도교육청, 한국농어촌공사로 무려 20곳에 달했다.

신정훈 의원은 “실용화가 되더라도 시장 진입 초기에는 신기술에 대한 낮은 인식과 인지도 등 측면에서 여러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 6년에 거쳐 안정적인 판로 지원은 필요하다. 기재부 경영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 기관들을 일정 부분 제재, 실적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지방 공기업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무구매 제도의 취지와 제품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설명회 상시 개최, 우수 구매담당자 격려를 위한 포상 확대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동시에 상습적인 미이행 기관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제재방안도 필요하다. 공공기관 내 인식과 이행 의지를 제고하여 정부의 제도와 정책을 신뢰하며 비용, 인력, 시간을 쏟아 기업의 사활을 걸고 실용화까지 완료한 기술이 시장에서 사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강조했다.

저작권자 © 현장뉴스(field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